여행.완!전!초!보/2013 겨울휴가(산)

3일. 민둥산과 정선오일장

가장 빠른 굼벵이 2013. 12. 19. 17:12

전날. 추운 눈 속을 걷다보니 발이 얼어있었던 탓에,

등산화 뒷꿈치 쪽에 돌이 들어 가 있던 사실도 모른채산행을 했었다.

숙소(찜질방)에 들어가 신을 벗는데 오른쪽 뒤꿈치가 아려와 살펴보니

이미 물집까지 다 까져 새빨갛게 살이 보인다.

 

아침.

오늘은 조금 천천히 움직일 수 있었다.

태백에서 민둥산역으로 가는 열차가 8시께에나 있고 15분 정도면 민둥산 역에 도착하니.

민둥산은 그리 높지 않지만 오르는 동안 평지가 없다 시피한 그저 오르막인 산이다.

산 정상 부근은 억새 군락지로 이루어져 있어 가을에는 억새를 보러 많은 사람이 찾는다고 한다.

 

                                               < 민둥산 정상에서 >

 

민둥산 초입.

아, 이번엔 배터리가 말썽이다.

밤새 따스한 곳에서 디카가 녹았는데 어제의 추위로 배터리가 방전 되어버린걸까.

충전을 마치고 들고온 배터리가 없다고 나온다.

 

                                        < 민둥산 들머리 - 우측에 증산초등학교 >

 

민둥산의 최고의 장점은 접근성이 아닌가 싶다.

역에서 내려 10~20분정도 증산초등학교 방향으로 걸으면, 민둥산 들머리가 나온다.

 

 

                                                  < 간만에 보는 고드름 >

 

많이 내리지 않은 눈.

잘 만들어진 등산로 덕에 민둥산을 오르는 길은 그리 힘들지 않다.

중간에 쉬어갈 수 있는 쉼터도 있고(가을에는 매점이 운영되는 듯 하다)

급경사 등산로와 완경사 등산로로 구분도 되어있어 자신의 체력에 따라 오를 수 있다.

 

 

                                                               < 증산리 모습 >

 

 

 

                                    < 중턱에 마련된 매점 - 겨울엔 휴업 >

 

 

                                          < 나처럼 홀로 오르는 등반객을 만났다 >

 

 

                                                       < 민둥산 정상 >

 

민둥산역은 원래 증산역이었으나, 이름을 몇해 전에 바꾼것이라고 한다.

그래도 아직까지 증산역으로 부르는 사람들도 꽤 있다고.

 

 

                                                      < 민둥산 억새 군락 >

 

민둥산이라 산에 나무도 없는 그런 산일 줄 알았지만, 올라보면 그렇지도 않다.

 

                              < 화장실 표시가 재밌어서 >

 

가벼운 마음으로 오른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민둥산에서 내려와 정선으로 향했다.

민둥산에서 내려와 초입에서 왼쪽으로 조금만 가면 펜스하나가 부서진 곳을 볼 수 있는데

그곳에서 정선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버스 시간은 민둥산 입구의 안내소에 붙여져 있다.

안내해주시는 어르신이 어찌나 친절하신지.

정선에 도착해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 곤드레밥을 먹었다.

기대한 만큼 진한 곤드레 향을 느끼지 못해 안타까웠지만...

밥을 먹고 잠시 장을 구경하는데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내 도로가 사라지고 눈앞이 안보일 정도의 눈발이 날리가 시작.

 

                                              < 동강을 건너 터미널로 >

 

태백으로 가는 버스가 있을까??

갑자기 내리는 폭설로 태백으로 가는 버스가 있을지 걱정하며 증산버스터미널로 향했다.

 

                                       <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니 더욱 무섭게 내리는 눈 >

 

 

                       < 혹시 [차부]라는 말을 아시나요? 오랜만에 만나보는 단어 >

 

태백으로 가는 버스..

기사님이 눈이 너무와서 태백까지 못갈 수 도 있다고 한다.

안되다고 꼭 데려다 달라고 부탁하니...

"사람이 가는 거면 가지.. 차가 안가는데.."라시며 웃으신다..

그래도 그 험한 길을 목숨걸고 달려주신 기사님께 감사드린다.

다행히 태백에 안착하여 다시 성지사우나로 간다.

태백도 여전히 눈보라.

내일 태백을 오를 수 있다면 분명 멋진 설산을 볼 수 있으리란 기대와

어쩌면 폭설로 통제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혼재한다.

 

찜질방에 누워 태백에서 내려와 서울로 갈지(가리왕산의 통제로 인해) 다른 곳에 갈 곳이 있을지

부지런히 검색을 했다.

그러던 중 찾은 영월의 태화산.

얼마전 까진 영월에 찜질방이 없었지만, 작년즈음엔게 찜질방도 하나 생겼다고 한다.

밖은 여전히 눈이 거세게 휘날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