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산.
위치는 강원도 영월과 충북 단양에 걸쳐져 있다.
그래서 정상에 올라보면 영월과 단양에서 각각 세운 정상석 두개를 볼 수 있다.
< 기와집 형태로 지어진 태화역 >
저녁. 태화역에 도착해서 찜질방으로 향했다.
생긴지 그래 오래 되지 않은 영월에 있는 단하나의 찜질방 [레스트 스파]로.
태화산을 보여주기저에 잠깐 레스트스파에 대한 얘기를 남긴다면..
아직 영월에 다른 찜질방이 없어서일까..
내가 묵어간 날이 금요일. 정말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찾았다.
딱봐도 영월사람들인데. 정말 새벽 한시가 넘도록 웃고 놀고 애들의 재롱잔치까지.
다음날 아침 5시 태화산행 첫차(터미널서 6시 35분)를 타기위해 일어나 보니 찜질방 안이 꽉 차 있었다.
만약 주말에 항상 그정도의 사람들이온다면, 나처럼 산행을 위한 사람이나 다음날 일찍 일어나 움직일 분들은
약간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직원분들은 굉장히 친절했다. 가격은 7천원. (늦은 시간에 올경우는 8천원)
첫차를 타고 팔괴리행 버스(5번과 6번이 있는데 그중 첫차는 6번. 이버스가 태화산입구까지 운행된다)에 몸을 실었다.
이렇게 아침부터 출발한 이유는 산행코스를 팔괴리에서 출발해 고씨동굴로 하산을 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좀 바보 같은 이유이지만, 내 성이 고씨라 혹시 고씨 동굴이 우리 조상과 관계있나하는 혹한 마음이었다.
정보를 검색하지 않은 바보.
< 태화산행 버스 - 버스시간표는 영월버스관련 카페에서 확인가능 >
< 태화산 등산로 입구 >
태화산 등산로에 아직 동이 트기전에 도착해 산행을 시작했다.
태화산 등반의 시작은 길찾기의 연속이었다. 아니 태화산 자체가 길찾기의 연속이었다.
초반에는 계속 갈림길이 나오고, 산속에서는 등산로가 아직 잘 갖춰지지 않은 탓인지 몇번이나 길을 잃었었다.
< 이 표식을 보게 된다면 태화산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
조심 할 것.
저 표식을 자세히 보면 우측으로 화살표가 되어있지만, 사실 우측이 아닌 저 돌 좌측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길을 따라 산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 태화산의 눈 - 너무 부드럽다 >
개인적으로 몇 안되는 설산을 다녔지만, 그간 다녔던 산 중에서 눈이 가장 부드럽다고 느낀게 바로 태화산이다.
마치 눈꽃빙수에 부드럽게 갈려나온 얼음가루 같다고 할까.
< 약도구? 강도구? 그 의미는 모르겠지만 등반 중 볼 수 있는 표식들 >
정상까지 약 4시간 반 정도가 소요 되었다.
새벽부터 출발을 했기 정말 다행이었다.
태화산은 그리 높지 않은 산이기는 하지만, 왜그리 산속에 꼭꼭 숨겨져 있는지.
몇개의 봉우리를 계속 넘어서야 겨우 정상에 도달할 수 있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태화산에 세워진 산행 거리다.
전혀 맞지 않다.
내가 잘못 생각한거라면 미안하지만, 오르는 내내 이정표에 써진 거리가 정말 이상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어떤 느낌인가하니, 어떤 거리는 등산로를 따라 거리를 잰거 같고 어떤 곳은 바로 직선거리를 써 놓은 느낌인것이다.
< 태화산 정상까지 3.1Km >
< 정상이 백미터라고 ? 저기 위에 봉우리 까지 백미터밖에 않되? >
태화산 정상으로 가기전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 있다.
바로 태화산성.
태화산 정상에선 사실 그리 볼 만한 경치는 없다.
태화산성에 올라 산성 끝쪽으로가면, 태화산에서 가장 멋진 조망을 만끽할 수 있다.
< 태화산성 도착 >
< 태화산성에서- 멀리 발전소의 연기도 보이고 >
태화산을 오르다 보면 곳곳에 돌들이 쌓여있는데, 아마도 그것이 태화산성의 흔적인가 보다.
< 정상가는 길 - 중간 중간 볼 수 있는 모습들 >
< 이제 도착이라 생각들겠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
태화산은 그리 만만한 산이 아니었다. 이러다가 고씨동굴은 구경도 못하겠단 생각이 들정도였다.
처음엔 산 높이를 보고 왕복 5시간 정도의 산행이 아닐까 했었는데.
< 두개의 정상 표식 >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두개의 정상석이 나를 반긴다.
아. 여기서 왼쪽으로 가게 되면 충북으로 넘어가 도착하겠구나....
충북에서 오는 코스도 이리 힘들까? 하는 생각이 앞선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산의 정상에서.
오늘은 정말 날씨도 좋고(어제 태백을 생각하면 정반대의 날씨) 마지막 산이란 생각에
준비한 따뜻한 물과 커피 그리고 점심으로 준비한 김밥을 꺼냈다.
< 혼자서 자축! >
간단히 요기를 하고, 생각보다 힘들었던 산행에 잠시 휴식을.
그리고 고씨 동굴로 향했다.
고씨동굴로 가기위해 우선 다시 태화산성 방향으로 내려간다.
아침, 버스에서 기사님이 고씨동굴 방향의 하산을 만류하셨었다.
등산로가 정말 않좋다고.
< 고씨동굴 방향 하산로 >
고씨동굴까지는 약 6km.
그러나 정상까지의 거리를 생각했을땐 저 거리를 도저히 믿을 수 가 없었다.
그래서 조금 걸을음 재촉해 보려고 했지만, 이 코스의 끝없는 내리막길이 나를 막아선다.
이 코스는 봉을 넘을 때를 제외하고는 평지라곤 찾아 볼 수 없다. 그냥 계속 내리막이다.
내려갈때 이 상태니 만약 이 코스로 올라왔다면.
정말 욕을 하며 올랐을지도 모르겠다.
< 하산길에 보이는 특이한 소나무 - 트위스트로 빙글빙글 돌며 자랐다, 그냥 눈에 확 들어온다 >
< 하산길이 끝날때쯤 보이는 동강과 고씨교 >
고씨동굴에 드디어 도착.
그런데, 입장티켓을 끊어야 한단다..
다리 건너 편에서.
직원에게 산을 넘어와서 표를 끊지 못했다고 하고 현장에서 입장료를 내고 고씨동굴을 방문했다.
그런데.. 이 동굴은 사실 내 성씨(고씨)와는 전혀 상관없다.
그래도, 영월을 찾는다면 한 번 방문해 볼 만하다.
지금까지 봤던 동굴보다 훨씬 큰 크기에 놀라고 남한강으로 흐르는 동굴속의 물도 볼 수 있다.
총 관람 길이는 700미터 정도로 중간에는 천정이 굉장히 높은 광장까지 나온다.
< 고씨굴 입구와 고씨굴 설명 - 이걸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
고씨굴을 보고 다리를 건너 버스를 타러왔다.
여행을 하는 중 가장 즐거운건 역시나 친절한 사람을 만났을 때일 것이다.
고씨굴 티켓 판매소에 들러 시원한 물 한잔 얻어마시며 버스 시간을 물었다.
직원은 사무실 곳곳을 뒤지고 다른 직원에게 까지 물으며 버스가 언제 언제 있고 어디서 타야 하는지를 끝까지
알아봐 알려주셨다.
버스시간표가 보이지 않아 계속 찾길래 그냥 가서 기다릴께요라고 했지만, 그래도 알고 가서 기다리는게
더 좋지 않겠냐며 최선을 다해 찾아 알려 주셨다.
< 고씨굴 버스 정류소에서 >
버스를 타고 영월 시내로 나와 다시 영월 역으로 향했다.
드디어 서울로 돌아가는 구나란 생각에 마음이 편해졌다.
< 영월역에서 - 오랜만에 만나는 참새 >
에필로그.
서울에 도착했다.
아직 등산화는 마를지 않는다.
신을 벗으니 벗겨진 뒷꿈치(첫날)가 아려온다.
그리고 신발에선 젖은 상태 그대로 신고 있어 올라오는 악취.
등산화를 밖에 내놓고 잠시 말리고자 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등산화가 없다.
아마 너무 냄새가 나서 청소하시는 분이 버렸나보다.
이런!!!
지난 번 보다는 조금 짧은 산행.
하지만, 그 보다 딱히 부족하다 싶지 않은 만큼 좋은 설경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아쉬운 것은 잘 작동하지 않았던 카메라와 부족한 사진 실력.
그 멋진 광경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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