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타산까지의 산행을 마치고.. 다음 목적지인 태백으로 가는길..
그리고, 태백에서의 저녁..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이 산행을 계속해야할지와 안전하면서도 만족할 만한 산행을 위한 스스로의 지침등...

하나에 미쳐보면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한게 두타산을 하산하면서 부터가 아닌가싶다.
두타산을 하산하면, 나는 다시 강릉으로 돌아가게되는데.. 하루를 더 묶고 정동진이라던가.. 좀더 윗쪽까지 구경을하고
돌아갈까라는 생각에 잠시 빠지기도 했었다..
하나에 미쳐.. 오로지 산만을 오를 생각으로 시작한 여행이어서일까??
그 모든것 - 유명 관광지 , 맛있는 먹거리 , 등 등 등 -을 뿌리치는데는 내가 다음 날도 그 다음날도.. 오늘도.. 어제도 산을 오르고
또 오를 것이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 큰 힘이 되었다..
편한 마음으로 이곳 저곳 이리 저리 돌아 다니며 여행하는 것도 하나의 맛일 수 있겠지만,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미친듯이 다녀보는 것도 정말 좋구나라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4번째 산인 태백산을 4일차에 오르면서 내안에서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산이.. 보지 못했던 산의 모습이 보이는 것도 같았다..
(겨우 산 4개를 타고 이런 말을 한다는게 좀 우스울지도 모르겠다)



태백산에 가기위해 아침부터 부랴부랴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왠걸.. .. 단 하나의 산도 나를 편히 받아주질 않는구나.. 시간을 잘못봐서 버스를 놓쳐버렸다.(버스시간이 지난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어쩌면 내게는 행운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본래는 당골코스로 갈 예정이었지만, 우연히 유일사 코스로 가는 버스를 타게되었고(그냥 생각없이 사람들 타는 버스를 따라서 타버렸다)
그 버스에서 한 선생님과 형님 한분을 만나게 되었다.
그분들과 함께 산행을 하고... 선생님과는 하산 후 저녁까지 함께하였으니..

<태백으로 가는 버스에서 만난 선생님과 함께>

선생님과 함께 산행을 하며, 산이야기부터 인생이야기까지 참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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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는 산행 후 써내려간 일기로 대신하기로 하겠다.
산을 오르면서 점점 산에대한 내 시각이 변해가고.. 여행을 하면서, 쓰여지는 내 일기도 점점 변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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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사람들이 산을 오르는 이유를 조금은 이해 할 수 있었다.
혹자는 정상을 향해 간다는 점에서 산과 인생은 닮았다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일까..
산을 오르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의 페이스를 넘겨.. 누군가 쫓아오는 듯이 스스로 속력을 내려 오르기 시작하게된다.
그것이 진정 이유일까?? 이것은 좀더 고민해봐야 할 문제이다.

이번 산행을 통해 나는 산과 우리의 인생은 너무도 다르고 잘못된 의식을로 살아가는 나를 바라보게 되었다.
이유인즉.
승진. 연봉상승. 성공. 명예. 등 오르는 것, 쌓아가는 것에 우리의 목표가 있다면
내리막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울까를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산은 정상 등정의 기쁨보다는 사실 하산 후 안전한 귀가를 했다는 사실에 더욱 끼쁨을 느끼고 안도감을 느낀다.
(지난 두타산에서의 위협으로 개인적인 주관이 그렇게 미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내려가는 것이 기쁜 것이 산뿐이 아니라면 우리는 더욱 행복해 질 지도 모른다.

<잠시 쉬면 더욱 많은 것을 보게된다>

또한 우리는 내가 가는길을 자신보다 앞서간 이를 질투하고 시기하며, 뒤에서 쫓아오는 누군가에게 항상 긴장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제의 두타산에서 알았다.
초행이 산길.. 폭설 후 그 눈 위에 첫발을 내딛이가 되어 보았다.
앞서간 이의 발자욱이 없어 한없이 길을 헤메고 고생을 했다.
뒤에 따라오는 이조차 없어 내가 사고라도 당했을때 그누구도 나를 안전하게 도아줄 이도 없다는 사실에 커지는 불안감과 함께 한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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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아니라라는 사실은 나를 좀 더 여유있게 만든다>

산은 앞서간이의 발자욱은 내가 갈길을 편하게 해주는 고마운 것이며.
뒤따라오는 이들은 혹여 발생할지 모르는것에 대한 불안감에서 나를 지켜주는 버팀목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나의 인생도 이 산행과 같이 생각할 수 있다면.. ..
나는 앞서간이에 감사하며, 뒤따라 오는 이에 의지하며, 주변인과 더욱 즐거운 동행을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하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이 산과 인생은 같을 수 없다고 내가 말하게된 이유이다.
내일은 과연 어떤 산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된다...
기다리다. 기대된다..
왠지 같은 듯 다른 이 두 단어가 지금 나를 설레게 한다...
이상. 마침
나는 지금 태백을 떠나 단양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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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듯 보이는 천제단이지만..
사실.. 지금 저 안에는 무수히 많은 등산객이 바람을 세찬 바람을 피하고 있으며.. 앞서온 이들이 이미 하산길에 들어가기도 했다..
4일간의 산행중.. 누군가와 함께한 첫 산행이었고.. 가장 여유롭고 편안한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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