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야산은 두번이나 올랐지만 결국 정상을 찾지 못한 산이다..
막혀있어서 못찾은건지.. 길치능력이 십분 발휘되어 못찾은건지..
대야산을 가기위해선 우선 점촌으로 가야한다....
점촌역에는 강아지 두마리가 철로 앞에 보금자리를 틀고 있는데.. 그 집의 모양이 점촌역과 똑같이 생겼다..
집이름도 '점촌역' .. 너무 늦은 시간에 도착..게다가 너무 추운 날씨에 카메라를 꺼내들기 귀찮아 찍지를 못했지만..
정말 귀여운 두마리 강아지가 도착하는 승객을 맞이한다.

<폰카로나마 찍은 사진>

대야산으로 가는 버스는 그리 많지 않으니 반드시 버스 시간을 확인하고 등반을 해야한다..
특히나 나처럼 하산시간을 잘못 결정할 경우 무지막지한 추위에 떨며 버스를 기다리게될지도 모른다..
(이날은 히치도않되고.. 지나가는 차도 없고..ㅜㅜ)
대야산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있지만, 아직 정식 등반로가 열려있지는 않다.
그러다보니 이정표가 많지 않아, 나처럼 산을 잘못 오르는 경우가 발생할지도 모르니 천천히 살피며 오르길 권장하고 싶다..

<대야산입구 '벌바위'>

버스를 타고가보면 정말 깊이 깊이 산골 속으로 들어가 벌바위 종점이 나타난다.. 이곳에서부터 30~40분 정도 걸으면 대야산에 도착하게 된다.
(정확한 도보시간은 잘.. 벌바위행 첫차는 홈플러스 건너편 정류소에서 8시반 -> 벌바위까지 한시간 반정도가 소요된다.)

길치인 내가 이런 산을 오른다는거 참 어려운 것임을 이미 두타산에서 경험했지만.. 이산에서 다시한번 느꼈다..
난..역시 이정표가 잘되있고.. 등반로가 잘 확보된 곳이 좋다.^^
등반코스를 보면 월영대-> 떡바위 -> 밀재 -> 정상.. 혹은 월영대 -> 정상 -> 밀재 이렇게 할 수 있는 듯했다..
우선 입구의 등반로를 사진으로 찍고 등반을 시작했다..

<대야산을 오르는 길.. 계곡-용추계곡?>

정상이라 생각하고 어느 봉에 도착했다.. 두타산의 경우와 마찮가지로 더이상 갈 곳이 없어 보였다.


<정상이라 생각한 그곳에서 찍은 사진>

하지만 정상이라면.. 무언가 표식이 있을터인데...
결국 내가 간 곳이 정상인지 혹은 밀재인지 대체 어디인지도 모른체 나는 하산을 시작했다.
이때, 오르는 동안 단하나의 이정표도 발견하지 못했다는게 나는 믿어지지 않는다..
맑은 계곡 물 소리에 취하고.. 좌우로 있는 봉우리를 계곡을 건너며 이리저리 옮겨타다 보니 도착한 곳이었다.

<아마 이게 거문바위였던것 같다>
그렇게 하산을 하던중.. 월영대와 말재 방향을 나타내는 이정표를 발견했다.

<거꾸로 달린 고드름>


<이렇게 특이한 고드름들을 따라가다 길을 헤멘것인가보다>

<이정표가 나무에 기대어 있다>

재밌게 생긴 고드름들을 감상하며 오르다 코스가 어긋낫고.. 그러다보니 길을 잃어버린것이리라..
나는 이정표를 발견한 김에 다시한번 정상을 향해 올라보기로했다..
처음엔 정상을 들린 후 밀재를 따라 내려오기로 마음 먹었으니, 이번엔 밀재로 가보기로 했다..

<밀재로 가는길>

사실 이길만 세번째라는 걸 알았다.. 길을 잃고 산을 오르다 내리다를 반복하면서 이미 이길을 두번이나 더 다녀갔던 것이다.
그렇게 어렵게 어렵게 도착한 밀재..
그런데 밀재에서부터 정상으로 가는 길은 백두대간 보호를 위해 막혀있었다.
그래서 추론을 해보았다..사진으로 찍어둔 지도를 보면서..
하.. 나는 중간에 길을 잃고(아니 아예 처음부터 길을 잘못들어서)정상 등반로가 아닌 계곡을 따라 정상으로 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도착한 곳이 정상과 밀재 사이의 그곳..

<백두대간을 사랑하신다면 과감히 턴해주세요>

<대야산 등반지도>

노란 실선이 내가 처음 오른 등반로였고.. 노란 점산이 두번째 오른 등반로였다..
아마도 회색선은 계곡인듯 한데.. 계곡을 따라 등반을 해버린 모양이다.. 난 그게 등반로인줄 알았고.. 등반로를 따라 간다면 좌회전..
그래서 계곡에서 좌회전을 했으니.. 거북바위가 보인것이다..

등반을 하는 동안은 어느것이 거북바위고.. 어느것이 떡바위며.. 월영대인지 전혀 몰랐는데..
두번이나 오르고 하산을 하니.. 내가 봐온 것들이 차근 차근 정리가 되면서 내가 어디로 어떻게 올라갔는지를 알게되었다..
이렇게 대야산은 두번이 올랐는데 결국은 정상은 보지 못하고야 말았다..ㅜㅜ
산에서 하산을 하니 .. 이런 버스시간까지 근 세시간이 남아버렸다..
히치를 시도했다.. 실패..
일단.. 시내 방향으로 걸어가볼까? 하고 걷기 시작하는데 선유동 계곡이라는 것이 나온다..

<선유동 계곡- 총 10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말 멋있기는 하지만 선유동 계곡을 감상할때는 반드시 1곡부터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10곡을 출발하여 1곡으로 갔는데.. 솔직히 감흥이 조금씩 줄어드는 느낌이 있었다.
마지막 곡이 가장 멋있었기 때문이었다.




<선유동 계곡>

다시 버스정류장으로 돌아왔지만 아직 한시간반이나 더 남아있다..
너무 추웠다..
사람도 없고. 차도 안지나가고.. 날은 이미 저물었다..
이후.. 내가 어떻게 했는지는 페북 친구들은 다 알것이니.. 중략..
아무튼.. 두번이나 오르고도 정상을 찾지못한 대야산은 추위에 떨었지만 나름 좋은 추억을 선사해 주었다..
그리고..나는 속리산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속리산행을 위해 상주로 이동>

대야산은 백두다간의 중심에 있다... 라고 버스를 타고 벌바위로 가는 길에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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